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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문화, 예술

[넷플릭스 일드] 눈이 즐거웠던 드라마, 팔로워들(Followers)

 

FOLLOWERS (2020)

 

우연히 해당 드라마를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보기 시작하게 된 드라마이다. 왠만해선 드라마를 끝까지 보는 일이 잘 없는데, 그만큼 재밌게 봤던 것 같다. 사실 8화까지 보고 중간 리뷰를 해볼까 했는데, 9화가 마지막화라는 걸 알아버렸다. 워낙 스포를 싫어해서 목차도 안보고 있다가 혹시나해서 봤더니,,,!! 그래서 방금 막 마지막화까지 다 보고난 후의 그 생생한 후기를 적어보려한다.

 


 

 

 

팔로워들은 소개영상에서 내 이목을 끈 '햐쿠타 나츠메'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주변 인물들의 얘기도 고르게 다뤄서 뭐랄까, 초반부는 약간 산만했던 드라마이다. 물론 다 흥미로운 얘기지만, 내가 보기 시작한 계기가 저 나츠메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하나둘씩 다른 인물들을 비추기 시작할 때는 약간 흥미가 떨어졌었다. 그러나 볼수록 각각의 스토리들은 충분히 재밌고, 정말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또 전혀 다른 얘기 같으면서도 조금씩 영향을 주는 서로의 스토리들을 잘 매듭짓는걸 보며 마지막엔 '이 복잡한 이야기를 참 잘 마무리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런 화려한 컬러감의 촬영씬들

 

그리고 앞서말한 초중반의 야악간 지루할뻔한 전개를 집중해서 보게 해줄만큼 화려한 영상미가 돋보였다. 사진가, 배우와 같은 아티스트들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모델을 촬영하는 장면이라던가, 카페의 배경, 책상 위에 놓인 화려한 디저트들 등 배경부터 작은 소품들까지 전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쨍한 색감이라고 해야할까, 내가 이렇게 어떤 작품을 보면서 '색감'같은 시각적인 것에 대한 칭찬을 할 줄 몰랐다. 스토리만 본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튼 그 정도로 굉장히 눈이 즐거운 드라마였다.

내가 재밌게 본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면, 버려지는 등장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 또한 그렇다. 주인공을 위해 움직이는 세상이 아닌, 각자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그 현실적인 모습 덕분에 그 안에 담긴 여러 주제의식들에 대해 더 공감하고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중간중간 아쉬운 점도 분명 있지만, 한번 쯤 본다면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을 그런 드라마이다.




여기부터는 이 드라마를 보며 떠오른 다소 껄끄러울 수도 있을, 결코 가볍지 않은 다양한 질문들에 대한 생각들을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당장 떠오르는 키워드를 적어보자면, SNS, 동성애, 결혼, 육아와 일의 병행, 정도.

 

SNS는 이 드라마의 제목인만큼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유명인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계속 했었다. 예전에도 한 두번씩 있었지만, 특히 올해들어 유명했던 두 연예인의 자살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이 드라마를 보며 그 때 했던 생각에 계속 살을 덧붙였다. 그들은 정말 악플을 달고 다닐 수 밖에 없는 운명인지. 그것이 정당한지. 그런 악플러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다음은 동성애. 당연히 전부 이성애자라고 생각했던 등장인물들중 몇몇이 알고보니 동성애자였다. 이 드라마가 해당 주제를 참 잘 다뤘다고 느낀 것이, 그 등장인물들이 동성애자임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정말 자연스럽게, 그리고 당연하단듯이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그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멀리있는게 아니구나 하면서.

 

 

항상 완벽할 줄 알았던 커리어 우먼, 리미

 

마지막으로는 결혼과 육아, 그리고 일. 이 드라마는 주인공 대다수가 여성으로, 해당 주제 중 여성의 사회 문제에 대한 이야기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다. 그 중에서 후반부에 날 안타깝게 만든 '육아와 일의 병행'. 굉장히 능력있고, 진취적이며, 의욕이 가득한 등장인물 리미가, 고심 끝에 혼자 아이를 낳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로 결심을 한다. 이 때, 뭐 결국 애도 잘 크고, 일도 잘하는 뻔한? 엔딩을 예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도, 이 드라마는 현실적이었다. 결국 이를 감당 못하고 무너져내리는 리미. 이를 보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육아의 어려움, 생명의 무게, 냉정한 현실.

 

여태 우리 사회가 남성 중심으로 돌아갔던 원인 중 하나는, 당연시되었던 여성의 육아이다. 이 드라마에서 그런 당연함을 던져버리고, 여성이 일과 육아도 훌륭히 소화해내며 '결국은 편견이었을 뿐이다'라는 시시한 결말을 예상했었는데, 앞서 말했듯 내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역시 둘은 공존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육아는 더 이상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임을 시사했다. 


처음에는 내 생각을 확실히 정리하려고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글이란게 참 이토록 쓰기가 어렵고, 또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내 가치관들도 쓰다보면서 충돌하는 부분이 많음을 깨닳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렇게 결론도 제대로 못짓고, 쓰다가 만듯한 짧은 글로 끝을 내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하나둘씩 생각을 정리해보며 점점 더 내 생각을 더 확고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